[스크랩] 미각 고수들이 즐겨먹는 시메사바 레서피
시메사바는 쉽게 상하는 고등어를 오래 보존하기 위해 개발된 일본 요리예요. 에도시대에 벌써 만들어졌다고 하니 상당히 오랜 내력을 지닌 셈이죠. 초기 스시의 형태가 대부분 소금이나 식초, 간장 등을 이용해 절인 네타(밥 위에 올린 재료)들이었는데요. 시메사바 역시 그중에 하나였습니다. 일본인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소재로서 한국에서도 고급 스시점이나 이자카야에서 점차 인기를 모으고 있답니다. 맛객은 5년여 전부터 직접 만들어서 즐기고 있는데요. 요즘 고등어시즌이라 시메사바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고등어부터 구입해야겠죠. 고등어는 노량진수산시장을 보거나 택배주문을 하든 상관없지만 절대 신선한 놈이어야 합니다. 전 목포에서 버스로 직송해서 받았습니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해서 구입처 두곳을 소개합니다. 참고로 고등어가격은 매일 달라지지만 대고등어의 경우 20~25미가 45,000원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상수산 011- 649- 0583
태양수산 011- 9221 - 8496
상자를 개봉했더니 고등어가 얼음에 재워졌네요
大고등어네. 별로 실감나지 않는다구요?
상대적 비교를 하시라고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어때요 크죠?
그래도 실감나지 않는 분들을 위해서 유치하지만 자를 쟀습니다.
무려 40cm!
인증샷 찍고!
하지만 모든 고등어가 40cm는 아니고요. 보다 작은 사이즈도 있어요. 고등어는 살아있어도 부패가 될 정도로 살이 연하죠. 처음으로 시메사바를 만들 때가 생각나네요. 구입할 땐 싱싱해보였는데 손질을 해보니 선도가 아슬아슬 하더라구요. 해서 터득한 게 고등어 선도는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다는 것이었죠.
제가 받은 고등어는 싱싱해보였지만 그래도 선도확인은 필수겠죠. 개인적으로 선도를 확인하는 방법은 몇가지 있는데요. 일단 몸의 때깔이 탁하지 않고 선명해야 합니다. 배쪽의 흰색, 중간의 황금빛, 등쪽의 푸른빛이 생기 있고 발광해야 신선한 고등어랍니다. 둘째는 아가미를 확인합니다. 피빛에 가까운 선명한 붉은빛이 감돌아야 하구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냄새도 맡아 봅니다. 싱싱한 고등어에서는 역한 냄새대신 바다내음이 풍기죠. 또, 들어봐서 굳어있지 않아야 합니다.
선도확인을 거쳐 통과된 20여마리는 석장뜨기(살 2장 뼈 1장)를 했습니다. 사진은 버려지는 뼈. 선도가 떨어지는 7~8마리는 구이용으로 손질을 했죠.
포를 뜬 고등어는 소금에 절이는데요. 소금에 파묻힐 정도여야 합니다. 물이 빠지도록 채반위에서 절이면 되는데요. 전 채반이 없어 플라스틱 통 바닥에 김발을 깔고 절였습니다. 상온에서 절이는 시간은 2시간!
고등어가 소금에 절이는 동안 식초액을 준비합니다. 양파, 쪽파, 생강, 그리고 유자. 원래 정석은 레몬이 들어가지만 제철 식재료와 로컬푸드를 지향하는 맛객은 우리 땅에서 자란 유자로 대체했습니다. (저 잘했죠~^^;)
양파는 얇게 써는데요. 이때 써는 결은 국에 들어갈 때와 무침에 들어갈 때가 다르죠. 다들 아시겠지만 복습하는 의미에서 말씀 드리죠. 국에 들어갈 때는 가로썰기, 무침이나 볶음에는 세로썰기를 한답니다. (다들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국에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양파는 세로썰기를 하였죠. 생강은 얇게 편썰기, 쪽파는 3cm길이로 썰기. 유자도 얇게 썰어서 식초를 붇습니다. 식초액의 양은 고등어가 잠길 정도여야 합니다. 백화수복도 식초양의 20%정도 넣습니다. 용기는 되도록 쇠그릇을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식초액 완성!
2시간이 지났네요. 흐르는 물로 고등어에 묻은 소금을 씻겨내고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상태입니다. 절이기 전보다 훨씬 단단해졌네요.
고등어에 식초액을 붇고 30여분 절입니다.
30분 후 고등어를 건져 역시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한 후 모습입니다. 석장뜨기 작업 30분, 소금에 절이기 2시간, 식초에 절이기 30분, 기타 30분, 지금까지 총 세시간이 소요되었군요. 헉헉!! 고지가 저기네요. 아자! 아자!
드디어 마무리 작업입니다. 몸통에 일렬로 박힌 가시를 쪽집게를 이용해서 뽑습니다
별로 어려운 작업은 아니죠. 그래도 방심은 금물입니다. 먹다 가시가 나오면 식욕이 떨어지고 말테니까요.
이번엔 엎어놓고 대가리 쪽에서 꼬리 쪽으로 껍질을 벗깁니다. 은빛이 그대로 남죠. 싱싱하지 않은 고등어라면 은빛도 뜯겨져 예쁜 모양이 나오지 않게 됩니다. 자 이제 썰어서 맛있게 먹을 차례입니다.
그릇에 담을 땐 최대한 시각미를 살리는 게 중요합니다. 열심히 만든 시메사바를 더욱 맛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죠. 조잡하지 않고 감각적이어야 하며, 깨끗함과 고등어의 신선함을 살려줄 수 있게 하려고 고심했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한 것이니 시각미가 떨어지더라도 예쁘게 봐 주이소~
시메사바의 풍미를 더욱 살려주는 건 곁들여 먹는 생강과 파입니다. 하지만 전 한가지를 더 추가하였습니다. 고등어에 묻어있는 유자가루가 그것인데요. 한결 고차원의 미각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시도해 보시길...
참치에만 오도로(지방 풍부한 뱃살)가 있는 건 아니죠. 제철 고등어에도 지방이 풍부하게 얹혔습니다. 시메사바의 맛은 산뜻하고 시원한 맛이 대표적인데요. 거기에다 등쪽의 고기를 씹는듯한 식감과 배쪽의 녹아드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로울 때 우리는 감탄을 하게 되죠. 마지막으로 시메사바 레서피를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시메사바 만들기
1. 고등어 배를 갈라 깨끗히 씻은 후 물기를 제거한 후 석장뜨기를 한다.
2. 배쪽의 가시는 얇게 저며 도려낸다.
3. 소금을 채반 바닥에 두텁게 깔고, 고등어 포 등쪽이 바닥으로 가게 놓은 뒤 다시 소금을 듬뿍 뿌린다.
고등어 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 상태로 약 2시간여 절인다.
4. (3)의 고등어를 물로 소금을 씻어낸 후 물기를 제거한다.
5. (4)의 고등어를 청주, 쪽파, 양파, 레몬, 생강을 넣은 식초에 30여분 담가둔다. 표면이 하얗게 변색된
고등어를 꺼내 키친타올로 물기를 잘 닦아, 쪽집게를 이용해 가운데 일렬로 있는 잔가시를 뽑는다.
6. 대가리쪽에서부터 얇은 껍질막을 벗긴다. 등쪽을 바닥으로 가게 놓은 뒤 알맞은 두께로 저며 썰어
잘게 썬 실파와 간 생강을 얹어 회로 먹는다. 초밥으로 먹어도 맛이 좋다.
7.남은 시메사바는 잘 밀봉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다. 소금과 식초에 절였기에 일반 생선회보다
보존성이 좋다. 양이 많으면 랩으로 감싼 뒤 밀봉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때그때 꺼내서 먹는다.
(전어도 같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다만 소금에 절이는 시간은 고등어보다 짧게 해야한다)
맛객표 홈메이드 시메사바 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