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기와 친하기

어초에서 우레기 사냥...

용유조사 2010. 9. 14. 13:19

정원호를 또 한번 타게 되는군요.

 

오늘 글에 담고자 하는 것은 정원호 출조에서

여러분에게 혹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해서 입니다.
고수님들은 당연히 돌아가기 버튼을 눌러주시고요,

 

----- 채비 준비 -----

 

정원호가 내만으로 운행할 경우,

거의 어초가 주가 되고 가끔 여밭과 침선을 가게 됩니다.
해서, 채비는 여러분들께서 안흥권 낚시에서 사용하시는

수준의 채비를 쓰시면 되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단차 80cm, 3단을 쓸 예정입니다.

 

바늘은 광어를 대비해서 22호와 24호를 준비하시고,

우럭 대물을 대비해서 26호 바늘도 준비하십시오.

저는 밑바늘은 22호, 중간 및 위는 24호와 26호를 혼용하였습니다.

 

그리고, 침선이 조금 거친 편이므로

봉돌은 조금 여유 있게 가져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다른 곳에서는 봉돌 0~2개면 충분한데,

이 배에서는 4개까지 떨구곤 했습니다.

 

----- 입감 준비 -----

 

마검포에서는 미꾸라지도 잘 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오징어채와 미꾸라지의 조과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놀래미의 극성을 각오하고서라도 꼭 광어를 잡겠다 하시는 분은

갯지렁이를 조금 준비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저는 웜으로 꼬시곤 했습니다. ^^

 

오징어는 가능한 냉동은 피하시고, 폭 1cm, 길이 8~12cm,

꼬리로 갈수록 좁아지게 자르면 조황에도 도움이 되고,

오징어 한마리로도 꽤 많은 입감을 얻을 수 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 어초의 높이에 대한 이해 -----

 

안흥권에서는 어초에 접근하면서 선장이 어초 높이가 얼마라고 알려줍니다.
마검포에서는 관례인지 안흥만큼 상세히 알려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만,

정원호 선장님은 잘 알려주는 편입니다.

아무튼, 대체로 아무 말이 없으면 4m 내외의 어초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자, 여기서. 어초의 높이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5m 어초라고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바닥에서 5m에다가 한바퀴를 더 감았음에도

어초에 바늘이 걸리는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그것은 어초의 높이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채비가 닿은 지면의 굴곡에 따른 수심차이도 크기 때문입니다.

내 채비는 다른 사람보다 수m 더 내려갔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초에 처음 접근할 때에는 긴장을 하여 어초 위로 올라서야 하며,

어초 상단에 이르러서 수심을 확인하여야 합니다.
바닥에서의 몇m가 아니라, 릴에 표시된 수심이 어초 상단이라는 것입니다.

다음 입수 시에는 바닥에서 몇바퀴를 감는 개념이 아니라

수심계를 보며 판단하는 것이 비교적 정확하다는 점입니다.

 

또 한가지, 어초상단을 확인하는 시점에는 흔히 대를 수평으로 잡고 있습니다.

이것은 추의 부딪치는 느낌을 확인하고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 인데요,

문제는 다음에 어초에 올라설 때에는 대를 숙인 상태에서

수심을 확인한다는 점입니다.

이 때 채비는 예상 수심보다 1.5m 이상 아래에 있게 됩니다.

 

어초 상단까지 채비를 올렸다고 안심하고 있다가 덜컥 바늘이 걸리게 됩니다.
수심을 측정할 때 수평이었다면, 어초에 다시 접근할 때에도 수평으로…

 

이렇게 신경을 썼음에도 어초에 걸립니다.

무너지기 시작한 어초일 경우 더욱 심합니다.
어초를 진입할 때마다 이전 수심보다 높아진다면

스스로 어초상단의 높이를 재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어초 상단의 높이가 수미터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 첫 입수에서는 최대한 긴장하여

어초의 수심을 파악하는데 주력합니다.

주위 분들의 릴에 표시된 수심과 자신의 릴에 표시된 수심은 다르다는 것을

유의하여 자신의 수심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 어초에 올라서기 - 속 조류가 있을 때 -----

 

조류가 있을 때 괴기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조류가 흐르는 상태에서는 우럭은 조류의 유속 및 수온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류가 부딪치며 올라가는 어초 상단 위쪽에 포진하고,

좀 작은 놈들이나 열기 등은 그보다 더 위에 밀려나 있겠지요.
어초 후미에도 조류가 지나가면서 작은 와류를 만들게 되므로

일군의 우럭들이 모여 있을 수 있겠습니다.
광어는 조류가 흘러오는 어초 전면에 포진해 있을 것 같습니다.


 

조류가 있어도 탁물(조류로 인해 뻘이 심하게 일어나 물이 혼탁한 상태)이라면

에누리 없이 큰놈들은 모조리 어초 속에 숨고

잔챙이들만 어초 주변에서 서성이겠지요.

 

바늘도 떼이고 하면서 어초의 높이를 확인하였습니다.
이제는 고기를 잡아야 합니다.

대상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초기에는 바닥을 훑다가 어초를 올라타면

상단에서 와류에 넘어오는 먹이를 기다리는 놈들을 노리고,

다음에는 어초 상단을 노립니다.

 

이제 채비를 투입하고 어초에 접근합니다.
저의 경우 초반에는, 어초에 접근하기 전, 바닥에서 1m 정도를 띄우고 진입하다가

어초에 가까워지는 느낌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만일 속물이 흐르는 상태라면, 분명 줄을 통해서 진동이 전달됩니다.

조류가 강하다면 그 느낌도 강하고,

조류가 약할 때는 그 느낌도 따라서 약해집니다.

바로 이 조류의 강약을 먼저 느낍니다.

 

줄이 우는 진동을 느끼면,

어초 상단 1.5m 아래로 수심을 맞추면서 대를 최대한 높이 들어올립니다.

그러면 채비는 어초 상단 2m 위에 머물게 됩니다.
다음에 천천히 대를 내리면서 느낌을 찾습니다.

추가 어초에 닿는지, 바늘이 어초를 긁는지, 아니면 입질이 오는지.

 

여기서 바늘이 어초를 긁는 것과 초기 입질을 저는 잘 구분하지 못합니다.

해서, 애매할 경우에는 대를 조금 더 숙입니다(베이트피시 흉내를 내는 것).

입질이면 삼키기를 유도하는 것이고, 걸림이면 바늘이 빠지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반응이 없으면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조류가 조금 약하다 싶으면 어초 상단을 먼저 탐색합니다.

그러다 쑥 빠지는 느낌이 오면 대를 더 숙여 줍니다.

그리고, 하나, 둘을 세면서 대를 천천히 들어올립니다.

다음 번에 동일한 느낌의 장소에 왔다고 판단되면

– 이 경우 대부분 어초가 무너진 골이어서 조금 긴 시간 채비가 머물러도

걸림이 적었습니다 - 줄을 조금 더 풀어주는 방법을 씁니다.

 

만일 조류가 강하다고 판단되면 최소 어초 상단 1m 위에서부터 탐색을 시작합니다.
입질이 없으면 다음에는 3m를 띄워서 갑니다.
그 다음에는 더 높이…


조류가 있으면 큰 놈들은 드디어 제 집인 양 웅크리고 있던 어초에서 나와

조류를 따라 흘러오는 먹이를 먹기 위해 어초 위로 올라올 것입니다.

조류가 세다면 더욱 높이까지…

 

만일 탁물이라면 아가미에 이물이 끼이면 괴로우니

어초 속에서 꼼짝도 않고 더 웅크리고 있겠지요.

이런 상황에서 조류까지 빠르다면, 어초 안을 들여다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채비를 몽땅 뜯길 각오로 시도한다면 모르겠지만, 달리 방법은 없습니다.

 

----- 어초에 올라서기 - 속 조류가 없을 때 -----

 

물이 멈춰버렸다면 고기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먹이 활동을 할 일이 없으니 집으로 다들 갔겠지요.

어초 속으로요.

이때 덩치가 큰 놈들은 아랫목을 차지하겠고,

작은 놈들은 어초 안이라도 외곽으로 밀려나겠지요.

더 작은 놈들은 어초 밖으로 쫓겨났을 것이구요.

 

따라서 조류가 아주 약하거나 멈췄다면,

어초 바로 상단이나 어초구멍 또는 무너진 골을 탐색해야 합니다.

이게 참 쉽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력으로 어초를 느껴 올라서는 것 마저 어렵습니다.

이때 바늘이나, 추의 느낌에 의지해 올라서야 하는데,

저의 경우에는 이게 어려워서 바늘을 많이 떼이는 편입니다.

정원호의 예전 사무장이 이런 상황에서의 조술에서 일가를 이룬 것 같았습니다.

 

선장이 친절하게 ‘접근합니다’ 하고 알려준다면 ‘왔다’입니다. ^^
방송과 함께 대를 최대한 올렸다가 아주 천천히 대를 숙이며 어초 상단을 감지합니다.

가끔 너무 일찍 어초에 접근한다는 방송이 나오거나,

늦게 나오면 여지없이 바늘을 떼입니다. ^^

 

만일, 조류가 죽은 상태에서 어초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면, 구멍치기 찬스입니다.

마음껏 탐색하십시오. 단,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

 

탐색할 때 추의 움직임은 매우 느리고 부드러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고기들을 쫓아버리게 되어 민폐가 됩니다.
또 한가지 유의하실 점은 조류가 없을 경우,

채비가 어초에 걸린 것도 늦게야 감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에는 주변에 계신 분들에게까지 민폐를 끼치게 되니

줄의 텐션은 항상 유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탁물도 아닌데, 어초 속으로 입감을 내렸음에도 입질이 없다면,

입감에 움직임을 주어야 합니다.

이 때는 원줄을 조금씩 당겨주어 움직임을 만들든지, 아니면,

꼬랑지가 잘 흔들리고 눈에 잘 띄는 웜을 쓰는 것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물때는 쪽사리이니, 물돌이 시간에도 조류는 있겠지요… ^^

 

----- 입질을 받았습니다 -----

 

어초 상단에서 입질을 받았다면, 50cm 정도 들어올리는 수준의 챔질을 하고,

핸들을 두바퀴 정도 – 1m 조금 넘을 정도 – 감은 후, 쌍걸이를 기다려 봅니다.

보통 유사한 크기의 고기들이 서로 모여있는 경향이 있으므로,

입질을 받은 위치에는 다른 고기들이 있을 것입니다.

 

또한 어초는 그리 크지 않으므로 한번 올리고 나면

그 항차에서 다시 채비를 내릴 수 있는 기회는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매달린 고기가 요분질을 한다면,

주위 분들과 엉킴이 생길 수 있으므로 빨리 올려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얌전히 있어 준다면,

혹시 고기가 도망가 버릴까 걱정하지 마시고 기다리면 됩니다.

훅킹된 고기는 생각보다 잘 빠지지 않습니다.

 

어초 속에서 입질을 받았다면, 매우 주의를 해야 합니다.

고기는 분명 아래 구석으로 가서 물은 입감을 요리하여 할 것이고,

이 때 강하게 챔질하거나 급격하게 끌어올리면

어초에 걸어버릴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입질을 받았다면 서서히 대를 들어 만세를 부릅니다.

이 위치까지 올렸다면, 걸림은 없습니다.

가볍게 챔질하고 릴을 감으면 됩니다.

강하게 올리려고 하면,

어초에 걸리지 않더라도 입감을 뱉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며,

이렇게 고기가 도망치고 나면,

주위 고기들도 함께 혼란스럽게 우왕좌왕 하겠지요.

그럼 그 항차 입질은 꽝입니다. ^^

 

만일, 고기가 문 상태에서 어초에 걸었다면? 고민을 조금 해야 합니다.
바늘이 걸린 상태에서도 고기의 몸부림이 느껴진다면,

다른 바늘의 고기는 아직 매달려 있는 것입니다.

바늘 하나를 포기하고 줄의 텐션을 유지한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줄을 당겨

바늘을 떼고 나머지 달려있는 고기를 올리면 됩니다.

 

움직임이 없고, 아까 느꼈던 입질이 강력한 것이었다면,

살려 내야지요.

먼저 대를 깊이 숙였다 들어봅니다.

그래도 걸려있다면,

엄지손가락으로 스풀을 누른 상태에서 줄을 1m 정도 풀어줍니다.

줄이 느슨해지면 바늘과 함께 어초에 매달려있던 고기는

도망가기 위해 몸부림을 칠 것이고,

이런 과정에서 바늘이 어초에서 빠질 수 있게 됩니다.

 

이 찬스를 놓치면 안되겠지요.

대를 드는 것과 동시에 부드럽게 감아보아서 걸림이 없으면,

정상적으로 올리시면 됩니다.

 

두어번 시도하고도 빠지지 않는다면, 포기해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서너명의 채비와 함께 엉킬 수 있습니다.

 

올리는 과정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채비가 갑자기 가볍게 느껴지면 고기가 도망갔나 싶어 감아 올리기를

멈추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올리는 과정에서 물의 저항을 받은 고기는 바늘이 걸린 부위가 조금이라도

찢어지게 됩니다.

이 때 릴링을 멈추면 약간의 바늘털이에도 빠질 수 있습니다.

일단 올리기 시작했으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정한 속도로 올려야 합니다.
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다시 털털거리는 느낌이… ^^

 

----- 뭔 고기를 잡지? -----

 

당신의 대상어는 무엇입니까?
우럭? 광어? 놀래미? 대물? 아니면 무조건 많이 잡는 것?

저의 경우에는 보통 처음에는 우럭 큰놈, 목표가 달성되면 다음에는 광어… ㅎㅎ
영 안 잡히면 놀래미라도 잡아야 합니다. ^^

 

만일 광어를 노린다면, 어초 진입 전의 바닥 1m이내를 노립니다.

바늘은 22~24호가 적당하겠고, 입감은 오징어나 지렁이를 씁니다.

지렁이는 가능한 두툼하게 보이도록 말아서 꿰면 좋겠습니다.
오징어채를 쓸 경우에는 채의 끝을 뾰족하게 두갈래로 깊이 잘라 주십시오.

아무래도 움직임이 좋아지겠지요.

보통은 광어가 덮치기 전에 작은 놀래미가 덤비는데,

입감을 크게 쓰면 삼키지는 못하고 입질만 하게 됩니다.

다음 광어를 노리는 포인트는 어초 속입니다.

광어 대물은 여밭이 아니라면, 어초 속에 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구멍치기 하고도 바닥까지 줄을 내려야 하는데,

어초의 지형이 파악되기 전에는 시도하지 마시기를… ㅎㅎ

 

정원호는 특히 광어가 많이 올라오는 배입니다.

잘 준비를 하시면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저는 광어를 집에서 회 떠도 쫄깃하게 먹는 방법을 알게 되어,

이번에는 광어를 주로 노려볼까 생각 중입니다. ^^

 

놀래미도 좋다, 많이만 잡자라고 한다면,

아랫 바늘은 20~22호를 쓰시고,

입감은 오징어채 길이를 4cm 이하로 짧게, 폭도 줄여서 쓰십시오.

그래야 쉽게 먹이 취이가 가능해집니다.

그럼, 우럭은 어떻게?
이건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니, 생략… ^^

 

저는 입질이 전혀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

오징어에다 다른 보조미끼를 끼워보고는 합니다.

효과는 반반인 것 같습니다만, 이로 인해 안물지는 않으니 쓰는 편입니다.

 

----- 마무리 -----

 

주의를 드릴 말씀은 줄엉킴에 최대한 유의하여,

채비를 바닥에서 끄는 일이 없도록 유의하시고,

채비가 걸렸을 때에는 탈출을 몇차례 시도 후에는

과감히 바늘을 떼어버리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다른 분께 민폐도 드리지 않으면서 즐거운 조행이 되겠지요.